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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한 불면 불면에도 종류가 있다. 잠이 늘어지게 붙는 불면과 그렇지 않는 불면. 보통 기분이 상쾌하지 못한 쪽은 전자다. 일어나려고 애써도 일어나지지 않고, 그렇다고 자려해도 잠들지 못한다. 후자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잠을 자려고 애쓰기보다 차라리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뭐라도 하면 되니까. 어제 취침시각은 23:30. 기상시간은 2:30. 겨우 세시간 남짓 잤을 뿐이지만 오히려 개운하다. 유자에이드를 한 잔 시원하게 타고, 최근에 받은 어라운드를 펼친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사실 나는 새벽형 인간이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새벽의 고요한 시간이 되면 막혀 있던 생각이 뻥 뚫린다. 많은 아이디어가 이 시간에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면제를..
사적인 불면의 역사 오늘로써 3일째다. 약을 먹고 있지만, 잠은 전혀 오지 않는다. 다행인 것 하나는 다리가 아프지 않다는 것. 어제까지만 해도 다리가 자꾸만 저려오는 탓에 잠에 들지도, 다른 것을 할 생각도 못 했다. 오늘 낮에 부러 나가 사 온 파스가 효과가 있었나 보다. 불면을 앓은 지는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간다. 첫 불면은 고등학생 때였다. 일명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알 수 없는 증상이 있어 밤마다 저린 다리를 주무르며 깼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렇게 한참을 몸부림치다 거실 소파에 나와 높은 등받이 쿠션에 다리를 올리고 나면 그제야 잠에 들 수 있었다. 해결책이 없는 불면도 있었다. 대학교 2학년 때, 아직까지 원인도, 병명도 알 수 없는 증상이 찾아왔다. 여름방학이었는데 밤에는 한숨도 못 자다가 새벽녘에 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