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면의 밤에

개운한 불면

불면에도 종류가 있다. 잠이 늘어지게 붙는 불면과 그렇지 않는 불면.

보통 기분이 상쾌하지 못한 쪽은 전자다. 일어나려고 애써도 일어나지지 않고, 그렇다고 자려해도 잠들지 못한다. 후자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잠을 자려고 애쓰기보다 차라리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뭐라도 하면 되니까.

어제 취침시각은 23:30. 기상시간은 2:30. 겨우 세시간 남짓 잤을 뿐이지만 오히려 개운하다. 유자에이드를 한 잔 시원하게 타고, 최근에 받은 어라운드를 펼친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사실 나는 새벽형 인간이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새벽의 고요한 시간이 되면 막혀 있던 생각이 뻥 뚫린다. 많은 아이디어가 이 시간에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면제를 먹은 뒤로는 동 트기 전의 시간을 즐길 일이 없어졌다. 아쉽지는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직장인에겐 새벽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침이 괴로웠으니.

오늘 간만에 시간을 얻었으니 내일은 늦잠을 자볼까 했더니 오전에 회의가 있다. 책 좀만 더 읽다 어서 잠들어야지. 여름이라 동이 일찍 트던데, 동 트는 것은 보지 말아야지.

'불면의 밤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적인 불면의 역사  (0) 2021.06.28